Written by 허영자 시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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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학평론가 이광호 네가 창밖의 먼 연둣빛을 보는 시간이 있다. 너는 연둣빛을 좋아하는가. 고양이는 붉은색과 녹색을 회색으로 인식하며, 가까운 것을 잘 보지 못하는 원시에 가깝다. 그 회색의 세계는 다른 이유로 아름다울 것이다. 본다는 것이 이렇게 다르고,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것들은 무언가를 보며, 알 수 없는 시선을 느낀다. - <시선>에서 (이광호, 산문집 <<너는 우연한 고양이>>, 문학과지성사, 2019.7.)
소설가 김훈 서울에서 의금부 형틀에 묶여서 심문을 받을 때 곤장 삼십 대 중에서 마지막 몇 대가 엉치뼈를 때렸다. 그때, 캄캄하게 뒤집히는 고통이 척추를 따라서 뇌속으로 치받쳤다. 고통은 벼락처럼 몸에 꽂혔고, 다시 벼락쳤다. 이 세상과 돌이킬 수 없는 작별로 돌아서는 고통이었다. 모든 말의 길과 생각의 길이 거기서 끊어졌다. 고통은 뒤집히고 또 뒤집히면서 닥쳐왔다. 정약전은 육신으로 태어난 생명을 저주했지만 고통은 맹렬히도 생명을 증거하고 있었다. (김훈, 장편소설 <흑산>에서)
소설가 신경숙 나는 누구와 친해지고 싶어하면 그 사람 신발에 발을 몰래 넣어보고 싶다. 소녀 시절엔 내 또래 여자아이들의 운동화 속에, 처녀 시절엔 그 남자들의 구두 속에 내 발을 몰래 넣어보았을 것이다. 여자든 남자든 젊은이거나 나이든 이거나 가리지 않았다. 그동안 나와 친밀하게 지냈거나 지금 그렇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도 모르게 이미 내가 그들의 신발에 내 발을 가만 집어넣어봤다는 걸 알는지. (신경숙, 소설 <세상 끝의 신발>에서)
시인 김선우 삶에 대한 사랑이 남아 있어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. 다행이다. 조금씩, 병아리 눈물 만큼일지라도, 조금 조금씩,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은 거다. 산다는 게 영 녹록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의, 갸륵한 수고, 아, 좋은 날씨다. (김선우, 수필집 <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>에서)
소설가 박경리 속박과 가난의 세월/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/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/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/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/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/ (시 「산다는 것」의 마지막 연)
소설가 박완서 어려서 무서운 꿈을 꾸다가 흐느끼며 깨어난 적이 있었다. 꿈이었다는 걸 알고 안심하고 다시 잠들려면 옆에서 어머니가 부드러운 소리로 말씀하셨다. "얘야 돌아눕거라, 그래야 다시 못된 꿈을 안 꾼단다." 돌아누움, 뒤집어 생각하기, 사고의 전환, 바로 그거였어. - 일기 <한 말씀만 하소서>에서
소설가 이범선 아침에 잠 깨어 일어날 수 있음을 감사하라. 어제를 위하여 오늘을 살지 말 것이며 내일을 생각하며 오늘을 살라. 무엇이나 남과 비교하지 말며 내 필요한 만치만 구하고 족함을 알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빚지지 말라. 저녁에 자리에 들며 그날 삶을 감사하라. -작가 이범선이 자녀들을 위해 쓴 가훈
시인 김규동 비 오나 눈이 오나 이북 고향 가는 길 뚫었으나 아직도 멀어요. 잠결에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나 앉기도 합니다. 이 감금에서 풀려나지 않으면 나는 사람도 아닙니다. 누가 세계를 넓다 했는가요. 거짓말이외다. 우리에게 있어 그건 거짓말이외다. 현학이외다. - 시집 <<길은 멀어도>> 서문에서
소설가 이문열 좀 과장스럽긴 하지만 나는 때로 이런 自問에 빠질 때조차 있습니다. 곧 죽게 되리라는 불안과 이제 더는 쓸 수 없게 되리라는 불안 가운데서 어느 쪽이 내게 더 두려운 것일까고. - 이문열 소설 <<달팽이의 외출>> 중 <작가의 말>에서
평론가 유종호 시월 내 삶의 툇마루에 비낀 햇살 여리고 쓴 한 잔 둥글레茶 머무는 사이 이 가을이 다 가네 한 세상이 저무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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